💡 대기업 CFO 실무 + 부채·자금 관리 경험
부채 사이클과 자산가격 이론을 직접 설계하거나 정책으로 집행한 것은 아니지만, 대기업 재경부서와 해외 현지법인 CFO로 근무하며 국가·기업·가계의 부채가 실제로 어떻게 자금조달·투자·환율 리스크로 연결되는지를 현장에서 다뤄왔습니다.
경영학과 경제학을 함께 공부한 배경 위에, 무역업을 직접 설립·경영하며 대출과 자산, 자본흐름이 실제 기업 손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공공기관 전략·경영 컨설팅을 하며, 이 구조적 시각을 정책과 산업 분석에도 접목하고 있습니다.
국가·기업·가계의 부채와 주식·채권·부동산 가격은 서로를 밀고 당기며 하나의 큰 사이클을 만듭니다. 이 글은 부채·자산가격·자본흐름이라는 세 축을 통해, 세계경제가 어떻게 “빚으로 성장하고, 빚으로 흔들리는지”를 구조적으로 풀어봅니다.
2편에서 우리는 달러·금리·환율이라는 계기판을 통해, 연준의 결정이 어떻게 한국까지 전달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계기판 뒤에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도대체 이 모든 돈은 어디서 왔을까?”라는 질문입니다.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상당 부분은 부채에서 왔습니다. 국가는 국채를 발행하고, 기업은 회사채와 대출로 투자를 하고, 가계는 대출로 집을 사고 소비를 합니다. 이 부채는 다시 주식·채권·부동산 같은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그 자산은 다시 담보가 되어 더 많은 부채를 만들어냅니다.
이 순환은 세계 유명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가 “빅 사이클(Big Cycle)”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구조와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이번 3편에서는 부채·자산가격·자본흐름이 어떻게 서로를 밀고 당기며 세계경제의 성장과 위기를 만들어내는지, 숫자보다 구조를 중심으로 차분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 부채가 자산가격을 밀어 올리는 메커니즘
3.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로 보는 세계경제
4. 자본흐름 – 부채와 자산이 국경을 넘을 때
5. 부채·자산가격 구조를 읽는 실전 관찰법
6. 공공과 민간, 부채 사이클 속 각자의 자리
7. 마무리 – 빚으로 성장한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FAQ – 자주 묻는 질문
1. 부채는 왜 늘 함께 오는가 – 성장과 빚의 동행
“빚”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부정적인 느낌을 줍니다. 개인의 삶에서도 빚은 조심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죠. 하지만 국가 경제 차원에서 보면, 부채는 단순히 “나쁜 것”이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는 연료 중 하나입니다.
기업이 공장을 짓고 싶어도 당장 그만한 현금이 없다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하고, 그 투자로 미래에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갚아 나갑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로·항만·교육·국방 같은 공공서비스를 위해 세금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합니다.
문제는 “얼마나”,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상환 계획을 세우는가”입니다. 부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부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때 비로소 문제가 시작됩니다.
1-1. 부채란 무엇인가, 오해와 진실
부채는 본질적으로 “미래의 소득을 현재로 앞당겨 쓰는 계약”입니다. 이 개념을 이해하면, 왜 부채가 성장의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위험의 근원이 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부채란, 지금 필요한 돈을 미래의 나(또는 미래의 국가, 미래의 기업)에게서 빌려오는 계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100만 원을 빌려 쓰면, 미래의 나는 이자를 더해 갚아야 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이 구조 때문에 부채는 “시간을 이동시키는 도구”라고 표현되기도 합니다. 지금 소비나 투자를 앞당기고, 그 대가로 미래의 소비 여력을 줄이는 셈입니다.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가 이 시간 이동을 적절히 관리하면 성장의 발판이 되지만, 무리하게 미래를 끌어다 쓰면 언젠가 그 청구서가 크게 돌아옵니다.
1-2. 국가·기업·가계, 세 종류의 부채
부채는 크게 국가부채, 기업부채, 가계부채로 나뉘며, 각각의 성격과 위험 요인이 다릅니다. 세계경제를 읽을 때는 이 세 가지를 따로 떼어 보는 동시에,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국가부채는 정부가 재정을 운영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무로, 국채 발행이 대표적입니다. 국가는 세금을 걷을 권한과 통화를 발행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에 대한 셈법이 개인이나 기업과는 다릅니다.
기업부채는 기업이 투자·운영자금을 위해 빌리는 돈으로, 은행 대출과 회사채가 대표적입니다. 기업의 부채는 매출과 수익성에 따라 상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계부채는 개인과 가정이 주택 구입, 소비, 교육 등을 위해 빌리는 돈입니다. 한국처럼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가계부채가 부동산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부채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한 나라의 금리·통화정책·부동산시장·주식시장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 참고 자료: 한국의 국가·가계부채 통계를 제공하는 공식 자료 보기
2. 부채가 자산가격을 밀어 올리는 메커니즘
부채와 자산가격은 마치 시소처럼 서로를 밀고 당기는 관계에 있습니다. 대출이 늘어나면 그 돈의 상당 부분은 소비뿐 아니라 자산 매입으로 흘러갑니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처럼 “담보가 되는 자산”은 이 순환의 핵심 무대입니다.
2-1. 담보와 대출, 그리고 순환 구조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가치가 오르면, 그것을 담보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됩니다. 이 추가 대출이 다시 자산 매입에 쓰이면서, 자산가격과 부채는 서로를 밀어 올리는 상승 순환에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집값이 오르면, 그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됩니다(담보가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빌린 돈이 다시 부동산이나 다른 자산에 투자되면, 자산 가격은 한 번 더 오르는 경향이 생깁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실물경제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자산가격이 오르는 구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순환이 반대로 돌아갈 때입니다. 자산 가격이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줄어들고, 대출 상환 압박과 추가 매도가 겹치면서 하락이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2. 저금리 시대가 만든 자산가격 랠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오랜 저금리·양적완화 국면은 부채 조달 비용을 크게 낮추며,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장기 상승을 뒷받침했습니다. 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크게 낮추고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돈을 빌리는 비용이 낮아지자, 기업과 가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더 많은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저금리 환경은 주식·부동산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유인을 키웠고, 전 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이 장기간 상승하는 흐름을 만들어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 역시 이러한 세계적 저금리 환경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2-3. 자산가격과 소비·투자의 되먹임 효과
자산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부유해졌다고 느끼는 “부의 효과”를 경험하며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다시 경제 성장을 자극하지만, 동시에 부채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도 함께 가져옵니다.
집값이나 주식 가치가 오르면, 사람들은 실제로 그 돈을 쓰지 않았더라도 “더 부유해졌다”고 느끼는 심리적 효과를 경험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부의 효과(wealth effect)라고 부릅니다.
이 심리적 효과는 실제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단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 성장이 실물 생산성 향상보다 자산가격 상승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 그 기반은 생각보다 취약할 수 있습니다.
[자산 가격 상승과 대출의 순환 구조]
3.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로 보는 세계경제
레이 달리오는 오랜 기간의 시장 경험과 역사 연구를 바탕으로, 경제를 “부채 사이클”이라는 틀로 설명해 왔습니다. 그의 설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단기적인 경기 순환(약 5~10년)뿐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장기 부채 사이클”이라는 더 큰 파도가 존재한다는 관점입니다.
3-1. 단기 부채 사이클과 장기 부채 사이클
단기 부채 사이클은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따라 5~10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기 확장과 수축을 의미하며, 장기 부채 사이클은 수십 년에 걸쳐 부채가 누적되고 결국 큰 폭으로 해소되는 더 큰 파도를 의미합니다.
단기 사이클에서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대출과 소비, 투자가 늘어 경기가 확장되고, 물가가 과열되면 금리를 올려 경기를 냉각시키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 사이클은 상대적으로 익숙하고,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접하는 흐름입니다.
반면 장기 부채 사이클은 훨씬 느리게 움직입니다. 수십 년에 걸쳐 부채가 계속 쌓이면서 경제 전체의 부채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어느 시점에는 더 이상 부채로 성장을 견인하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릅니다. 이때 부채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국면이 시작된다고 달리오는 설명합니다.
3-2. 디레버리징, 빚을 줄이는 네 가지 방법
부채가 과도하게 쌓인 이후 이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긴축, 채무 재조정(디폴트), 부의 재분배(세금 등), 통화 발행을 통한 부채 완화가 있습니다. 이 방법들이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사회적 고통의 크기와 회복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달리오는 부채를 줄이는 방법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 긴축(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방식)
– 채무 재조정 또는 디폴트(빚을 못 갚거나 조건을 재조정하는 방식)
– 부의 재분배(세금 등을 통해 자산을 재배분하는 방식)
– 통화 발행을 통한 부채 완화(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부채 부담을 낮추는 방식)
역사적으로 이 네 가지가 적절히 조합되면 “아름다운 디레버리징”이라 불리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조정이 가능하지만, 조합이 잘못되면 극심한 불황이나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 참고 자료: 레이 달리오의 장기 부채 사이클 설명 자료 보기
3-3. 지금 세계는 사이클의 어디쯍 있을까
정확한 시점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주요국의 부채 비율과 금리 정책 흐름을 보면 세계경제는 장기 부채 사이클의 후반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다만 이는 위기를 예단하기보다, 구조적 경각심을 갖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합니다.
정확히 “지금이 사이클의 몇 시 방향이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경제는 예측 모델이 아니라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러 선진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고, 저금리 시대의 부채 확장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많은 경제학자와 투자자들이 “장기 부채 사이클의 후반부 어딘가”에 와 있다고 보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이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함이 아니라, 부채와 자산가격의 구조적 위험을 조금 더 신중하게 바라보자는 제안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4. 자본흐름 – 부채와 자산이 국경을 넘을 때
지금까지는 부채와 자산가격을 한 나라 안의 이야기처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흐름이 국경을 넘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갑니다.
4-1. 국제 자본은 무엇을 보고 움직이는가
국제 투자자들은 각국의 성장률, 금리, 재정 건전성, 정치적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자금을 배분합니다. 특정 국가의 부채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자본은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옮겨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국제 자본은 늘 “어디에 두면 더 안전하고, 더 수익이 좋을까”를 끊임없이 재평가합니다. 한 나라의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거나 부채 상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면, 투자자들은 그 나라의 채권·주식·통화에서 자금을 빼내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은 종종 매우 빠르게 일어납니다.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자본은 며칠, 심지어 몇 시간 사이에 국경을 넘어 이동할 수 있습니다.
4-2. 부채 위기가 전염되는 경로
한 나라의 부채 위기는 무역, 금융 연계, 투자자 심리를 통해 다른 나라로 전염될 수 있습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러한 전염 경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채 위기는 마치 감염병처럼 전파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부채 문제가 터지면, 그 나라와 무역·금융으로 연결된 다른 나라들도 영향을 받습니다.
투자자들의 심리도 중요한 전염 경로입니다. “저 나라가 위험하다면, 비슷한 구조를 가진 다른 나라도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면, 실제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한국이 겪었던 어려움도 이러한 전염 효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4-3. 한국은 이 흐름에서 얼마나 안전한가
한국은 견고한 외환보유액과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정을 갖추고 있지만, 세계 자본흐름에 완전히 독립적일 수는 없는 개방경제입니다. 구조적 강점과 취약점을 균형 있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 1997년 위기 이후 외환보유액을 크게 확충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화해 왔습니다. 국가부채 비율도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무역과 자본 이동에 크게 개방된 경제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자본흐름의 변화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강점과 취약점을 함께 인식하는 것이, 근거 없는 낙관이나 과도한 불안 모두를 피하는 균형 잡힌 시각입니다.
5. 부채·자산가격 구조를 읽는 실전 관찰법
복잡한 경제 이론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몇 가지 실용적인 질문을 던지는 습관만으로도 구조적 위험을 가늠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습니다.
5-1. 정부·기업·가계, 부채를 보는 세 개의 눈
정부 부채는 GDP 대비 비율과 재정적자 추이를, 기업 부채는 이익 대비 부채 수준을, 가계 부채는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 정부: 국가부채가 GDP에 비해 얼마나 빠르게 늘고 있는지, 재정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지
– 기업: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부채가 과도하게 단기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지
– 가계: 소득 대비 대출 상환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 특정 자산(예: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지
이 세 가지 눈으로 함께 살펴보면, 특정 부문에서만 위험이 쌓이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부채 부담이 확산되고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5-2. 자산가격 버블을 가늠하는 질문들
“이 자산의 가격 상승이 실물 소득·생산성 증가로 뒷받침되는가”, “가격 상승의 상당 부분이 대출 확대에 의존하고 있는가”라는 두 질문은 버블 여부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출발점이 됩니다.
자산가격이 오를 때, “이 상승이 튼튼한 기초체력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대출 확대와 심리적 낙관에 더 크게 의존한 것인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득과 생산성이 함께 오르며 자산가격이 상승한다면 비교적 건강한 신호일 가능성이 크지만, 소득 증가는 정체된 채 대출만 빠르게 늘며 가격이 오른다면 구조적 취약성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5-3. “이번 사이클은 다르다”는 말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
역사적으로 자산가격 버블이 형성될 때마다 “이번엔 다르다”는 낙관론이 등장했지만, 결국 구조적 한계에 부딕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표현이 자주 들릴 때일수록, 오히려 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경제사를 살펴보면, 큰 자산가격 거품이 형성될 때마다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새로운 시대가 왔다”는 식의 설명이 등장했습니다. 물론 기술 혁신이나 구조 변화가 실제로 존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이 유행처럼 반복될 때는, 오히려 냉정하게 “정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가, 아니면 부채와 심리가 만든 착시인가”를 되짚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6. 공공과 민간, 부채 사이클 속 각자의 자리
부채 사이클은 거대한 흐름이지만, 그 안에서 각 주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6-1. 공공기관과 정부의 재정 건전성 관리
정부와 공공기관은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시기에는 적절한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를 뒷받침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합니다.
공공부문은 부채 사이클에서 두 가지 상반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해 향후 위기 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고, 경기 침체나 위기 상황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재정 지출로 민간의 부담을 일부 흡수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공공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6-2. 민간기업과 개인의 부채 관리 원칙
기업과 개인은 자신의 현금흐름과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부채 규모를 판단해야 하며, 자산가격 상승에 지나치게 의존한 부채 확대는 경계해야 합니다.
기업은 매출과 이익 대비 부채 수준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단기 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 역시 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기준으로 대출 규모를 결정하고, 자산 가격 상승만을 믿고 무리한 대출을 늘리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7. 마무리 – 빚으로 성장한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이번 3편에서는 부채가 자산가격을 밀어 올리고, 그 자산이 다시 부채를 늘리는 순환 구조,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국경을 넘어 자본흐름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부채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얼마나”, “어떤 목적으로”, “누가 감당하는가”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는 것이, 개인과 기업, 국가 모두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편(2편)에서는 “달러·금리·환율로 보는 세계경제 작동원리”라는 제목으로, 연준의 결정이 달러와 원·달러 환율을 통해 한국까지 전달되는 경로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3편은 그 흐름 속에서 부채와 자산가격이라는 또 다른 축을 더해, 세계경제의 뼈대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완성한 셈입니다.
이전 글을 알고 싶다면
글로벌경제X레이 2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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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서는 “지정학과 공급망 – 세계경제 지도가 다시 그려지는 이유”를 다룰 예정입니다. 미·중 경쟁, 공급망 재편, 자원과 기술을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세계경제의 구조를 새롭게 짜고 있는지, 이번 시리즈의 다음 단계로 이어가 보겠습니다.
📌 현장 인사이트
대기업 CFO와 무역업 경영을 하며 가장 자주 마주친 질문은 “이 부채는 감당 가능한가”였습니다. 대출과 자산가격이 함께 오를 때는 누구나 낙관하지만, 방향이 바뀌는 순간 그 순환이 얼마나 빠르게 반대로 작동하는지를 현장에서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공공기관 전략 컨설팅을 하면서도, 재정 건전성과 경기 부양 사이의 균형이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를 자주 확인합니다. 부채·자산가격·자본흐름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미리 대비하는 태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AspiringCEO | 대기업 실무경험 + 공공기관 전략·경영 컨설턴트, 총 38년
FAQ – 자주 묻는 질문
Q1. 부채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항상 위험한 신호인가요?
A1. 그렇지 않습니다. 성장에 필요한 투자를 위한 부채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채가 소득·생산성 증가로 뒷받침되는지, 아니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쌓이고 있는지입니다.
Q2. 레이 달리오의 빅 사이클 이론은 항상 정확하게 맞나요?
A2. 하나의 관찰 틀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경제는 매번 조금씩 다른 조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이 틀은 “참고할 만한 지도”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3. 한국의 가계부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어떤 수준인가요?
A3.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어, 정책적으로도 자주 논의되는 주제입니다.
Q4. 개인이 부채 사이클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4. 소득 대비 무리한 대출을 피하고, 특정 자산에 과도하게 집중된 자산 배분을 경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금리·경기 국면에 따라 상환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Q5. 이 글은 특정 자산(부동산·주식)에 대한 투자 조언인가요?
A5. 아닙니다. 이 글은 부채와 자산가격의 구조적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설명 글로,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 추천이나 조언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